희귀질환 이겨낸 과테말라 산골 소녀 ‘둘세’ 화순전남대병원서 지난 3월 조혈모세포 이식 시행화순전남대병원서 지난 3월 조혈모세포 이식 시행- 정용연 병원장·국훈 소아청소년과 교수 등 치료 지원 약속- 광주맘수다방·천주교광주대교구 등 총 5천여만 원 후원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병하는 판코니 빈혈은 선천성 장애나 발달장애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일반적인 사망 나이는 30세로 알려져 있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둘세 플로렌티나 야크(10)가 조혈모세포 이식 시행과 치료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간다고 27일 밝혔다.
9월 26일 소아청소년과 외래에서는 둘세와 어머니(올리비아 쿠스·40)가 참석한 가운데 완치 기원 및 환송회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정용연 병원장과 국훈 교수, 백희조 교수 등 소아청소년과 의료진과 김복녀 수녀 등도 함께했다.
이날 힘든 치료 과정을 이겨낸 둘세에게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의료진은 한복과 인형을 선물했고, 둘세 엄마 올리비아 쿠스는 과테말라에서 기쁨을 의미하는 해바라기 그림인 본인이 직접 그려 의료진에게 전해줬다.
둘세는 판코니 빈혈 질환을 갖고 태어났다. 치료 방법은 주사제나 수혈을 통해 가능하지만,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해야 완치가 가능하며 백혈병으로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둘세는 과테말라의 열악한 의료환경과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던 중 과테말라의 한인 선교사이자 의사인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91학번 이누가 선교사(힐링과테말라 이문택 대표)가 화순전남대병원에 도움을 요청해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정용연 병원장과 국훈 교수는 지난해 12월 이누가 선교사와 영상통화를 통해 둘세의 건강 상태와 필요한 부분에 대한 정보 등을 협의, 둘세는 올해 3월 6일 화순전남대병원에 입원해 3월 26일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 받았다. 조혈모세포는 조직형이 맞는 동생 소피아(3)에게 받았다.
둘세는 이식 후 필요한 면역치료주사제까지 2주에 1번씩 주기적으로 투여받았으며, 완치돼 10월 2일에 본국으로 귀국한다.
건강보험이 없는 둘세의 막대한 수술과 치료비용을 도와주기 위한 손길도 잇따랐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수술과 치료 지원, 통역인 비용지원을 비롯해 완쾌 때까지 머물 수 있는 숙식 장소를 알아보는 등 편의 제공에 만전을 기했다.
또 광주맘수다방과 광주광역시기독교단협의회, 순천제일교회, 생명나눔실천본부, 천주교광주대교구(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사단법인 기부천사 후원단체 등이 5천여만 원의 치료비를 모금해 지원했다.
스페인어가 가능한 천주교광주대교구 신부와 전남대학교 외국인 유학생들은 치료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환자와 가족의 의사소통을 도왔다.
둘세의 어머니 올리비아 쿠스는 “오늘은 우리 가족에게 매우 뜻깊은 날이다. 슬픈 이야기의 끝이며 새로운 삶의 시작이다. 둘세의 새로운 탄생을 위해 도와준 모든 한국인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우리 가족에게 아무런 희망이 없었다. 하지만 많은 분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희망을 얻게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국훈 교수는 “둘세는 판코니 빈혈 중에서도 국내에서 확인할 수 없는 극히 드문 질환을 겪고 있었다. 유일한 치료 방법은 골수이식이었다”면서 “기적이다. 많은 사람과 단체에서 도움을 줬기 때문에 기적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치료 과정을 이겨낸 둘세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정용연 병원장은 “오늘과 같은 행사를 개최하게 되어서 행복하다. 오늘과 같이 기쁜 날이 반드시 올 줄 알고 있었다”며 “소아청소년과 모든 의료진과 후원해준 단체, 수녀님 등 모두의 사랑과 열정 때문이며 더불어서 우리 의료진의 뛰어난 의술과 의료 장비가 세계 최고라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 좋아요
<저작권자 ⓒ 투데이K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