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K뉴스]윤진성 기자 =여자 대표팀이 파리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첫 경기에서 무려 10골을 작렬시키며 승리를 거뒀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26일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샤먼의 이그렛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B조 첫 경기에서 케이시 유진 페어와 천가람의 해트트릭, 강채림의 2골, 이금민, 문미라의 한골씩에 힘입어 태국에 10-1로 승리했다. 한국은 오는 29일과 다음달 1일 각각 북한과 중국을 상대해 최종 예선 진출에 도전한다.
올림픽 2차 예선은 12개 팀이 4팀씩 3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위 세 팀과 2위 세 팀 중 성적이 가장 좋은 한 팀까지 총 4개 팀이 최종 예선에 진출해 아시아에 할당된 올림픽 본선 티켓 2장을 노린다.
올림픽 여자 축구는 남자 축구와 달리 연령 제한이 없기 때문에 A대표팀이 출전한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 시작된 올림픽 여자 축구에서 한국은 단 한 번도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콜린 벨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최전방에 케이시 유진 페어(무소속)가 섰고, 그 밑에서 전은하(수원FC)가 자유롭게 움직였다. 미드필드 라인은 천가람(화천KSPO), 지소연(수원FC), 장슬기, 강채림(이상 인천현대제철)이 구성했다. 추효주, 심서연(이상 수원FC), 김혜리(인천현대제철), 이은영(고려대)이 포백 수비진을 형성했고, 최후방은 김정미(인천현대제철)가 책임졌다.
한국이 주도권을 잡아갔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하던 중 케이시 유진 페어가 자신의 A매치 데뷔골로 정적을 깼다. 전반 33분 페널티 아크에서 지소연이 케이시 페어에게 패스를 투입했다. 케이시 페어는 상대 수비를 등지고 유연하게 돌아선 뒤 낮게 깔리는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케이시 페어의 이 골은 지소연이 지난 2006년 대만전에서 터뜨린 골(15세 282일)에 이어 여자 A매치 최연소 득점 2위(16세 119일)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리드를 잡은 한국이 연이어 추가골을 터뜨리며 격차를 더 벌렸다. 전반 36분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천가람이 골대 먼 쪽 포스트를 노리는 슈팅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3분 뒤 강채림이 페널티 박스 안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가 걷어낸 볼을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해 세 번째 골을 작렬시켰다.
후반전에 돌입하자마자 네 번째 골이 터졌다. 후반 4분 강채림이 오른쪽에서 낮게 크로스를 올렸고 전은하가 볼을 재치 있게 흘려줬다. 뒤에 있던 천가람이 이를 침착한 마무리로 연결하며 자신의 멀티골을 장식했다.
한국은 4골차 리드를 잡았지만 공격적인 운영을 멈추지 않았다. 후반 9분 2선 자원들의 유려한 패스 플레이로 공간을 잡은 장슬기가 반대편에 있던 강채림에게 패스를 건넸고 강채림이 침착하게 볼을 밀어 넣었다.
케이시 페어는 내친 김에 후반 11분과 21분 연이어 골을 터뜨려 해트트릭을 작렬시켰다. 성실한 압박으로 상대 골키퍼의 볼을 빼앗아 자신의 두 번째 골을 기록한 케이시 페어는 10분 뒤 이금민의 패스를 받아 1대1 찬스에서 침착한 마무리로 세 번째 골을 완성했다.이 골로 케이시 페어는 남녀 통틀어 한국 선수로는 A매치 최연소 해트트릭 기록까지 함께 세웠다.
교체 카드들도 콜린 벨 감독의 부름에 응답했다. 후반 23분 장슬기의 스루 패스를 받은 이금민이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4분 뒤 천가람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맞고 나오자 문미라가 재차 슈팅으로 연결해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케이시 페어에 이어 천가람도 해트트릭을 작렬시켰다. 추효주가 왼쪽 측면에서 정교한 크로스를 올려줬고 천가람이 정확한 헤더로 팀의 열 번째 골을 장식했다.
아쉽게도 대한민국은 종료 직전 태국에 실점을 헌납하며 무실점 승리에는 실패했다. 동료의 패스를 받아 1대1 찬스를 잡은 린야팟 문동이 몸을 던져 볼을 툭 차 만회골을 기록하며 경기는 10-1 한국의 승리로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