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K뉴스]윤진성 기자 =감독으로서 첫 우승을 차지한 김기동 포항스틸러스 감독은 그동안 꿈꿔온 일이 이뤄진 것에 기뻐하면서도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전북을 4-2로 꺾고 정상에 섰다. 이로써 포항은 2013년 이후 10년 만에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동시에 통산 5회 우승(1996, 2008, 2012, 2013, 2023)으로 전북, 수원과 함께 최다우승 타이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결승골을 기록한 김종우가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2019년 포항에 부임하며 처음 감독 생활을 시작한 김 감독은 이번이 첫 우승이다. 하지만 막상 우승이 확정된 순간에도 담담했다. 그는 선수들이 팬들과 함께 환호하는 모습을 아버지처럼 뒤에서 지켜봤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들어선 김 감독은 “(우승은) 꿈꿔왔던 순간이었다. 선수들이 3개 대회를 치르며 피곤할 텐데 결과를 내줘 칭찬하고 싶다”며 기뻐하면서도 “선수들을 믿고 있었기에 담담하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우승을 차지한 소감은?
감독으로서 우승은 처음인데 꿈꿔왔던 순간이었다. 선수들이 3개 대회를 치르며 피곤할 텐데 경기력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결과를 내줘 칭찬하고 싶다. 제주전을 마치고 선수들에게 2013년 FA컵 때 4강에서 제주를 이기고, 결승에서 전북을 이겼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하자고 했다. 그런데 선수들이 약속을 잘 지켜줬다. 우승을 꼭 하고 싶었는데 하게 돼 기쁜 하루다.
- 우승 이후 뒤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던데
주인공은 선수들이다. 선수들이 우승 기분을 만끽하고 있을 때 저는 아버지 같은 입장에서 자식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 오늘 우승이 감독님 커리어에 어떤 의미로 남을까.
모르겠다. 감독하면서 커리어를 생각하고 오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즐겁게 축구를 할까, 팬들이 즐거워할까를 고민하면서 이 자리까지 왔다. 주변에서는 ‘그것만 가지고는 안된다. 우승 감독이 되어야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저도 욕심이 났지만 마음 먹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따라와줘야 결과를 낼 수 있다.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항상 선수들과 좋은 축구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 우승 이후 가장 생각난 것은?
담담했다. 결승에 올라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21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는 졌는데 오늘은 꼭 이기고 싶었다. 경기 시작 전에 선수들에게 ‘나는 오늘 우승할 것 같다. 자신한다. 믿어라’라고 말했다. 선수들을 믿고 있었기에 담담하게 했던 것 같다.
- K리그에서 교체 사건으로 인해 전북과 신경전이 있었는데 이걸로 팀을 응집하는 원동력으로 활용했다고 들었다.
신경 쓰지 않았다. 목표로 한 결과를 얻기 위해 경기에 집중했다. (교체 사건을 통해) 동기 부여한 것은 없다. 국내외 사례 등이 있으니 잘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다.
- FA컵 우승팀에게 ACL 엘리트(1부)와 ACL2(2부) 중 어느 출전권을 주는 게 맞다고 보나?
FA컵은 아마와 프로를 망라해서 최고 권위의 대회다. 그러다보니 이 대회를 성장시킬 부분이 있다고 본다. 어제도 그런 질문을 받았는데 내 생각에는 FA컵이 큰 대회라 여기서 우승한 팀이 엘리트 대회에 나가는 게 낫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