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K뉴스]윤진성 기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아시아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잡으며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첫 승리를 거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FIFA 랭킹 28위)은 13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54위)와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조규성의 선제골을 잘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올해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A매치 6경기 만에 첫 승(1승 3무 2패)을 신고했다. 사우디와의 역대 전적은 5승 7무 6패가 됐다.
지난 8일 웨일스와 0-0으로 비긴 한국은 9월 A매치 2연전을 1승 1무로 마쳤다. 대표팀은 오는 10월에는 튀니지(13일), 베트남(17일)과 친선경기를 치른 후 11월부터는 FIFA 월드컵 2차 예선에 돌입한다. 그리고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AFC 아시안컵에 참가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웨일스전에 나선 멤버 중 한 명을 빼고 나머지는 이날 그대로 투입했다. 웨일스전이 끝난 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한 홍현석 대신 황희찬이 선발로 나섰다.
조규성과 손흥민이 투톱으로 나선 가운데 중원에는 황희찬, 황인범, 박용우, 이재성이 포진했다. 포백 수비진은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가 나섰다. 골문은 변함없이 김승규가 지켰다.
지난 5경기서 4골에 그친 공격력 부족으로 아쉬움을 남긴 한국은 전반에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전반에만 11개의 슈팅을 쏟아냈다. 전반 4분 만에 조규성이 황인범의 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왼발슛을 날리며 포문을 열었다. 전반 9분에는 측면 프리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땅볼 패스한 공을 이기제가 그대로 왼발로 때렸고, 이 공은 골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초반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그러나 패스 미스로 상대에게 흐름을 내줬다. 전반 20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을 내줬고, 이를 사우디의 나세르 알도사리가 날카로운 왼발슛으로 연결했지만 다행히 골키퍼 김승규의 정면으로 향했다. 6분 뒤에는 실점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나왔다. 우리 진영에서 공을 뺏어낸 사우디가 공격을 이어갔고, 살렘 알도사리가 골키퍼 일대일 찬스에서 슈팅했으나 김승규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잠시 흔들렸던 한국은 행운이 더해진 골로 다시 흐름을 찾아왔다. 전반 32분 조규성이 해결사로 나섰다. 이재성, 손흥민, 황인범으로 이어진 패스 플레이가 전방으로 연결됐고, 이 공을 사우디 수비수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며 공중에 뜨자 조규성이 뛰어올라 헤더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선제골이 터진 지 3분 만에 한 발 더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이 조규성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에리어에서 드리블하던 도중 상대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느린 화면상으로는 수비수와 접촉이 있었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 경기는 VAR 판독이 없어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이후에도 서너 차례 위협적인 슈팅이 나왔지만 전반은 1-0으로 끝났다.
후반에도 한국의 좋은 흐름이 이어졌지만 추가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이재성과 황희찬이 페널티 에리어에서 연이어 골문을 노렸으나 사우디 골키퍼 알오와이스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잇따른 찬스에도 불구하고 달아나지 못하자 한국의 공격도 조금씩 무뎌졌다.
경기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자 클린스만 감독은 교체 카드를 차례로 꺼내들었다. 후반 23분 조규성 대신 황의조, 황희찬 대신 문선민을 투입했다. 8분 뒤에는 이재성 대신 강상우를 투입했다. 소속팀 베이징 궈안에서 주로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강상우는 대표팀 명단에는 수비수로 이름을 올렸으나 이날은 소속팀에서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됐다.
한 골차 리드를 이어간 한국은 막판 사우디의 거센 공세를 맞이했다. A매치 5연패 중인 사우디도 승리가 절실했다.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 감독은 후반에 대거 선수 교체를 하며 마지막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사우디의 공격력은 한국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