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30일 오후 5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원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북한에 1-4로 졌다.
2010 광저우 대회부터 2018 자카르타 대회까지 3회 연속 동메달을 획득했던 여자대표팀은 이날 패배로 4강 진출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4회 연속 아시안게임 메달권 진입에도 실패했다.
16개 팀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5개 조로 나뉘어 치른다. 각 조 1위가 8강에 직행하고, 조 2위 중 상위 3팀이 8강에 오른다. 한국은 앞선 조별리그에서 미얀마, 필리핀, 홍콩을 차례로 꺾고 E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콜린 벨 감독은 북한전에서 4-3-3 포메이션을 꺼냈다. 손화연(인천현대제철)이 원톱으로 출전했고, 양 날개는 천가람(화천KSPO)과 최유리(버밍엄시티, 잉글랜드)가 맡았다. 중원은 전은하(수원FC위민)와 지소연(수원FC위민)이 구성했으며, 수비형 미드필더로 장슬기(인천현대제철)가 출격했다. 추효주(수원FC위민) – 심서연(수원FC위민) – 박은선(서울시청) – 김혜리(인천현대제철)이 포백을 구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김정미(인천현대제철)가 꼈다.
벨 감독은 지난 홍콩전에 이어 베테랑 공격수 박은선을 중앙수비수로 내세웠다. 신장이 큰 박은선(182cm)을 활용해 수비 진영 제공권을 장악하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 가담으로 득점을 노리겠다는 계산이었다.
이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다. 전반 초반 나온 세트피스 상황에서 한국의 선제골이 나왔다. 전반 11분 김혜리가 올려준 코너킥이 박은선의 키를 넘겨 뒤편으로 흘렀고, 박은선의 큰 키에 시야가 가린 리혜경의 미숙한 볼 처리가 자책골로 기록됐다. 리혜경이 공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자신의 골문으로 차 넣었다.
그러나 한국의 우위는 오래가지 않았다. 8분 뒤 북한에 프리킥 동점골을 허용했다. 아크 서클 왼쪽에서 리학이 찬 프리킥이 그대로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혔다. 스코어는 1-1이 됐다.
한국에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초반 경고를 받았던 공격수 손화연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전반 40분 손화연은 롱볼을 받기 위해 전방으로 쇄도하다가 골키퍼와 부딪히며 경고 한 장을 더 받았다. 정상적인 경합 상황으로 볼 수 있었지만, 주심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한 명이 퇴장당한 한국은 중앙 미드필더로 뛰던 전은하를 원톱에 배치하며 4-4-1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남은 시간 수비에 주력하며 내려앉는 운영으로 팽팽하게 경기를 끌어갔다. 후반 중반에는 체력이 떨어진 천가람과 박은선을 대신해 이은영과 문미라를 투입하며 활력을 더했다.
한국은 수적 열세에도 분투했지만, 끝내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 36분 최금옥의 패스를 받은 안명성이 가볍게 밀어 넣은 공이 골문으로 향하며 실점했다. 후반 45분에는 리학에게 중거리 슛으로 추가골을, 후반 추가시간 5분에는 김경영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주며 1-4로 패했다.
1일 귀국하는 여자대표팀은 10월 26일부터 중국 샤먼에서 열리는 파리 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을 준비한다. 한국은 중국, 북한, 태국과 같은 조에 속해 있다.4팀씩 3개조로 나눠 치르는 2차 예선에서 조1위를 차지하면 최종예선에 직행하고,3개조의 2위 중 가장 성적이 좋은 한팀이 최종예선에 합류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
대한민국 1-4 북한
득점 : 리혜경(전11 자책골), 리학(전19, 후45), 안명성(후36), 김경영(후45+5, 이상 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