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K뉴스]윤진성 기자 =아시안게임 남자 대표팀이 이번 대회 최대 고비로 여겨졌던 중국과의 경기를 승리하며 대회 3연속 우승에 탄력이 붙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1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홍현석과 송민규의 연속골에 힘입어 중국을 2-0으로 꺾었다. 한국은 오는 4일 오후 9시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을 벌인다.
황 감독은 중국을 상대로 이강인, 정우영을 비롯해 와일드카드 수비수 설영우까지 뺀 ‘깜짝’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지난 키르기스스탄과의 16강전과 비교하면 7명이 달라졌다.
최전방에는 조영욱(김천상무)이 서고, 그 바로 밑에 고영준(포항스틸러스)이 포진했다. 미드필드 라인은 송민규(전북현대)-홍현석(KAA헨트, 벨기에)-백승호(전북현대)-안재준(부천FC)으로 구성됐다.
포백 수비진은 박규현(디나모드레스덴, 독일)-박진섭(전북현대)-이한범(FC미트윌란, 덴마크)-황재원(대구FC)이다. 골문은 이광연(강원FC)이 지켰다.
지난 6월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1승 1패를 거뒀던 황 감독은 이날 맞춤형 전술을 들고 나왔다. 기동력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압박과 다부진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만원 관중을 등에 업은 개최국 중국에게 혹여라도 불의의 선제골을 허용한다면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는 만큼 공격보다는 안정감을 우선시한 것으로 보였다.
황 감독의 노림수는 제대로 들어맞았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장악한 한국은 전반 18분 홍현석의 프리킥 선제골로 기분 좋게 앞서나갔다. 홍현석이 아크 오른쪽에서 왼발로 감아 때린 프리킥은 중국 골키퍼 한지아치가 몸을 날리며 뻗은 손을 지나쳐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 이후 중국이 잠시 공격을 펼쳤지만 한국 수비진의 적극적인 압박으로 이내 볼을 되찾아왔다.
기세를 올린 한국은 한 발짝 더 달아났다. 전반 35분 조영욱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시도한 땅볼 크로스를 쇄도하던 송민규가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조영욱의 크로스는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로 절묘하게 빠져나갔다. 이 골로 중국 수비수와 골키퍼가 설전을 벌였고, 경기장을 찾은 홈 관중은 조용해졌다.
2-0으로 앞선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에 실수로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백승호가 시도한 횡패스가 상대에게 끊겼고, 중국의 역습으로 이어져 우리 진영 페널티박스 안까지 들어왔다. 이 상황에서 중국의 다이웨이준이 골대 앞에서 시도한 헤더가 왼쪽 골포스트에 맞고 나오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두 골 뒤진 중국은 후반 들어 거친 플레이로 위협했지만 한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강한 몸싸움을 걸며 한국 선수들의 멘털을 흔들려고 했지만 오히려 우리 선수들이 당당하게 맞부딪히며 중국을 괴롭혔다.
황 감독은 아껴놓았던 2선 자원 3명을 후반 18분 대거 투입하며 중국을 더욱 압박했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 프랑스),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독일), 엄원상(울산현대)이 들어갔다. 이번 대회 5골로 물오른 득점력을 보이는 정우영, 압도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는 엄원상, 창의적인 패스와 개인기를 가진 이강인이 들어가자 한국은 더욱 여유롭게 공격을 펼쳤다.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이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후반 22분 엄원상이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한 땅볼 크로스를 중국 수비수가 걷어냈는데 조영욱이 이 공을 잡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조영욱의 슛은 골문 앞에 서 있던 수비수 발 맞고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한국은 남은 시간에도 안정적인 운영 끝에 2-0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4강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