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직업전향으로 사흘간의 백수생활이 주어졌다며 식사 한 번 하자는 전갈이왔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아들에게 무슨 말을 해줄까를 고민하다 양평에 있는 '기흥성 뮤지엄'을 방문하기로 했다.(양평군 강하면 강남로 219)
지상 3층의 기흥성 뮤지엄은 1.000점의 모형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모형 박물관이다.
북한강이 흐르는 야외 전시장에는 고정수 작가의 상설 전시회가 열리고있었다.
기흥성그의 이력을 검색하면 세계적인 모형 제작자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를 제작자로 국한시켜 부르는 것은 그의 표피적인 면만보고 폄하하는 것이다.
모형 제작자라면 겉으로 드러난 부분만 그럴싸하게 만들면 되지만 기흥성 작가는 건축물 모형 하나에도 역사와 실증을 거쳐 체계적으로 해석해 원형에 가깝도록 치밀하고 세밀하게 만든다.
숭례문 모형 하나에도 숭례문에 쓰였던 것과 같은 금강송을 하나하나 손으로 깍아서 제작했다.
실제 그가 만든 작품은 우리 전통 건물을 만드는 목수나 건축가들에게 귀중한 자료로 쓰인다.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때는 흥미를 끄는 모형으로서 건축물이 아니라 역사적 고증을 거친 문화재 개념으로 받아들여도 전혀 손색이 없다
모바일 혁명을 일으킨 애플의 스티브 잡스의 아버지 직업은 목수였다.
건축물이나 사람, 기업이나 정부도 눈에 보이는 부분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허술하게 처리할 때 모든 것이 무너지는 법이다.
인생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거든 꼭 기흥성 뮤지엄에 들러 모형 제작자의 삶이 아닌 우리에게 인생의 이정표를 제시해준 훌륭한 철학자 기흥성을 만나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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